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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마땅한 사람들
차분하고 치밀하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심판에 나서는 한 여자의 이야기!낯선 공간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서로 내밀한 사생활을 털어놓으며 이야기가 시작되는 소설 『죽여 마땅한 사람들』. 저자는 이 작품에서 피가 흘러넘치는 잔혹함도 누가 봐도 나쁘다고 손가락질할 사람이 아닌 우리 주변에 하나쯤 있을 만한 사람들을 모아서 그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 그들이 증오를 처리하는 방식을 제시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용서할 수 없기에 복수를 계획하고 실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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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공항 라운지 바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서로의 사생활을 털어놓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결혼 3년 차의 테드는 빨간 머리의 릴리에게 자신의 아내가 바람피우는 것을 목격했고, 아내를 죽이고 싶다고 말합니다.
릴리는 어릴 때부터 자유로운 엄마의 밑에서 자라며 성적으로 개방된 환경에서 자라왔습니다. 어느 날, 릴리는 기르던 고양이를 괴롭히는 길고양이를 죽여 버리게 되는데, 이것이 그녀의 첫 번째 살인이었고, 살인만이 완벽한 문제 해결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녀는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사람들을 차례차례 죽이고 증거를 인멸합니다. 이유 없는 살인이 아닌, 복수적 측면의 살인을 지속적으로 저지르고, 주인공은 자신이 '죽여 마땅한 사람을 죽였을 뿐'이라고 그 살인에 당위성을 부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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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죽여 마땅한 사람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결론적으로 살인자 외에는 '죽여' 마땅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살인자는 한 생명을 앗아갔기 때문에 죽여도 마땅하다고 생각했고요. 그러나 여기서는 아무도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없어요. 그럼에도 이 살인이 당위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살인'이라는 것이 꼭 사람을 죽이는 것뿐만 아니라 '내 삶을 마치 죽은 것보다 더 지옥같이 만들어 놓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릴리는 릴리의 삶을 죽여놓은 '살인자'인 가해자에게 진짜 살인을 가한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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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타인에게 도덕적 심판을 가해도 될까요? 내가 무슨 권리, 자격으로 타인을 처벌한답니까..? 법이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할 순 없지만, 나에게 남을 죽일 권리가 없음은 명백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내가 신이고 완전무결하지 않은 이상, 나는 한 번도 타인에게 '죽여 마땅한 사람'인 적은 없을까요? 책 속의 주인공처럼 복수의 부메랑은 돌아오게 되어 있으며, 결국 피해자였던 사람이 가해자로 바뀌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복수는 국가의 몫이 되게끔 법이 엄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빈약하고, 일반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박진감 있는 그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 소설입니다.
저자는 이 작품에서 정말 죽여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루고 있지 않아요. 역설적으로 아무도 죽여 마땅한 사람이 없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 이야기로 하여금 자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자기 합리화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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