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독서 리뷰 6. 페인트 _ 이희영

자유로운포도씨 2019. 12. 2. 16:18


본 게시글에는 책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페인트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심사위원 전원의 압도적인 지지와 청소년심사단 134명의 열렬한 찬사 속에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세상에 나온 작품이다. 이희영 작가는 <페인트>를 통해 누구나 한 번쯤 품어 보았을 도발적인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 국가에서 센터를 설립해 아이를 키워 주는 ‘양육 공동체’가 실현된 미래 사회, 청소년이 부모를 직접 면접 본 뒤 선택하는 색다른 풍경을 그린다. 좋은 부모란, 나아가 가족의 의미란 무엇인지를 청소년의 시선에서 질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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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창비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 이희영 작가는 <페인트>를 좋은 부모란, 나아가 가족의 의미란 무엇인지를 질문합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미래 사회로, 주인공 '제누 301'은 국가에서 센터를 설립해 아이를 키워주는 NC 센터에서 자란 17세 소년입니다. 센터의 모든 아이는 일정 나이가 되면  마찬가지로 자신을 자녀로 입양하기 위해 방문한 예비 부모를 면접하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니고 있다. <페인트>란 부모 면접(parent’s interview)을 뜻이에요.

제누는 페인트를 계속해서 해왔으나, 진심으로 자녀를 원한다기보다 입양을 통해 정부로부터 복지 혜택을 받는 데에 보다 관심이 쏠려 있는 예비 부모들에게 번번이 실망했습니다.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부모를 선택하지 못하면 홀로 센터를 떠나야 하고, 센터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평생 달고 사회의 냉혹한 시선을 견뎌야 하는 처지에 놓인 제누가 새로운 페인트를 경험하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여러 번의 부모면접에 실패(?)한 제누에게 젊은 예술가 부부가 찾아오게 되는데, 엉성하지만 꾸미지 않은 모습에 제누는 마음이 가게 됩니다. 부모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되어 가는’ 것 이기에 완벽한 부모로 보이는 사람들은 '척'에 불과하다는 것을 제누는 마음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부모는 불안정하고 불안한 존재들 아니에요?  그들도 부모는 처음이에요."

제누의 룸메이트인 밝고 사랑스러운 아키가 '좋은 부모'를 만나 NC센터 바깥으로 나가게 되는 과정에서 저도 모르게 원하는 부모상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괜찮을까? 선택할까?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됩니다. 

#어떤 부모가 좋은 부모일까?
저는 사실 '페인트' 라는 것이 10대에게는 위험한 사고방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에게 좋은 부모가 없어, 나의 부모는 몇 점이야.'라고 자의적 기준에 의해 판단한 후 실망하거나, 모든 올바르지 못한 행동의 원인을 부모의 탓으로 돌리는 외부 귀인을 하게 될까 봐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선택할 수 없는 사항에 대해 불만족을 드러내고, 불평을 하게 되면 그것만큼 불행한 것은 없으니까요 ㅠㅠ 내 부모가 몇 점인지 생각하기 전에 나는 몇 점짜리 자식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읽으면서 수많이 반성을 하였답니다..ㅎㅎ 오히려 이 책은 부모가 될 사람들이 나는 '자녀에게 어떤 부모가 되어주겠다'를 고민해 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20 중후반 - 30대가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제누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제누는 끝까지 부모를 선택하지 않아요 ㅠㅠ 규율을 살짝 어기고 멋진 부부와 친구가 되기로 하죠. 그 부부는 그런 제누를 이해하고 사회로 나왔을 때 든든한 조력자, 부모보다 훨씬 더 가까운 친구가 되어주기로 약속합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의미는 부모-자식의 관계는 맑음과 삐걱거림이 반복되지만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