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이 책 너무 좋습니다.
끝나가는게 아까워 아껴보고 싶지만, 또 다음 서사가 궁금해 속도를 내게되는 책
겨울밤에 따스함과 한적함에 어울리는 내용이랄까요.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것 같아 저는 매우 좋았습니다.
이도우 작가님의 다른 소설도 곧 읽어볼 것 같아요!
아래부터는 책의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766151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시골 마을의 낡은 기와집에 자리한 작은 서점을 중심으로 한 용서와 치유 그리고 사랑!《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의 저자 이도우가 《잠옷을 입으렴》 이후 6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 『날씨가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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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입시학원에서 그림을 가르치던 해원은 한 학생과의 불화를 계기로 자신은 '가르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일을 그만두고 펜션을 운영하는 이모 곁에서 한동안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똑똑했던 이모는 젊은 날 세계 여행을 하더니 글을 쓰고 소설가가 되어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이모는 일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할머니의 민박집을 이어받아 살고 있었습니다.
동네를 둘러보다 노부부가 살던 기와집이 '굿나잇책방'이라는 서점으로 바뀐 것을 보고 의아해 하다, 자신의 동창인 은섭이 그 주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펜션이 폐업했다는 것을 알고 겨울 동안 책방 매니저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합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차량으로 아버지를 '의도적으로' 죽였다는 사실을 가장 친한 친구에게만 말했는데, 그 사실이 학교에 퍼지면서, 친구와 절교를 하고 자기안의 문제에 매몰되어 살고 있었던 해원은 은섭과 중고등학교를 같이 나왔지만, 그에 대해 모르는 점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의 첫사랑이 혜원이라거나..(눈치가 적당하신 분들은 이 사건이 책에서 나올 때 쯤이면, 이미 알고 계실듯 합니다ㅎㅎㅎ)
책방 매니저를 하면서, 할아버지와 살고 있는 동네 꼬마 '승호', 이모 고향친구이자 여고동창인 '수정', LED 조명 영업 하시는 아저씨 '근상', 자유로운 영혼의 여고생 '현지', 승호 짝궁 마니또 '효진', 그리고 이름이 나오지 않는 인문학 남학생까지. 더불어 가끔 책방에 들르는 학생시절 인싸였던 학생회장 '장우'.. 그리고 해원의 절친이자 절교한 '보영'
이들이 굿나잇 책방과 펜션 호두 하우스를 중심으로 소소하고 정겹고, 가슴아픈 이야기를 꾸며가게 됩니다.
#
은섭은 새 책이 입고된 정보와 해원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일기장에 털어놓는데요, 은섭의 솔직한 일기가 서사를 따뜻하
게 만들어주는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섭의 행동을 이해하게 해주는 좋은 장치이지요.
저는 은섭이 사랑에 빠지고 난 뒤의 내용이 넘 귀여웠는데요, 해원을 사랑해 어쩔줄 모르는 남학생 같았어요 ㅎㅎㅎ
"이 밤, 너를 오두막에 데려가고 싶다고 생각을 해. 내 몸에 등을 대고 깊이 잠든 너를 이대로 이불로 감싸 안고 숲의 오두막으로. 그리고 백일 쯤 내려오지 않았으면 좋겟다. 봄이 오고 벚꽃이 피었다 지고, 산길에 라일락과 아카시아 향기가 코를 찌를 때도 우리는 그 집에서 사랑을 나누고 불을 때고 밥을 지어 먹으며 숨어있겠지. 책방? 알게 뭐야. 사랑하는데 책 따위가 필요할 리 없잖아."
또, 은섭이 책을 대하는 태도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이런 부분들이 소설에 등장하는 책을 읽어보고 싶게 했습니다.
"...H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을 빌려갔다. 그녀가 그 책을 좋아하면 좋겟지만, 아니어도 할 수 없겠지. 가끔 생각한다. 열권의 책을 한 번씩 읽는 것 보다, 때로는 한 권의 책을 열 번 읽는 편이 더 많은 걸 얻게한다고. 내겐 이 책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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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은 절교한 보영에게 연락이 왔을 때, "다음에. 다음에 날씨 좋을 때 보자."며 보영을 거절합니다.
그 후 보영에게 연락하여 화해하게 되는데, 그 화해의 과정이 저도 한번쯤은 겪어본 듯 싶어 옛날 생각도 나고.. 씁쓸했습니다.
"날씨가 좋아지면 만나자고? 만나지 말자는 소리네." "왜 또 그런 소리가 돼."
"날씨가 언제 좋아지는데. 추위 끝나고 봄이 오면? 꽃 피고 새 울면?" "그럼 미세먼지를 끌어안고 황사가 오겠지. 봄 내내 뿌연 하늘이다가 겨우 먼지 끝나면 폭염에 장마가 오겠지. 그냥, 만나기 싫다고 솔직히 말하렴. 언제 한번 밥이나 먹자, 날씨 좋을 때 보자... 난 그런 빈말 싫더라."(중략)
"어떤 식으로 말해도, 절실하지 않은 관계라는 데는 변함이 없어. 진짜로 보고 싶어봐. 눈보라 치고 강둑잉 범람하고 전쟁이 나도, 만나겠다고 목숨 걸고 달려가는 게 인간들이지."
작가의 글에도 나오듯 "전사 법사 힐러도 등장하지 않고 호빗과 요정, 중간계가 등장하지도 않지만" 이 이야기는 판타지 같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현실이라는 동화에 나오는 따뜻한 판타지.
밤에 적막을 느끼며 따뜻한 불빛 아래서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덧. 블로그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드라마화 되어 방송되었군요. 영상미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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